무료 NFT 민팅 봇 11종 만들어 실전 돌려본 후기 — 돈은 못 벌었지만
하루 종일 NFT 민팅 봇을 만들었습니다. 11개나요.
결론부터 말하면 번 돈은 0원입니다. 그런데 이게 실패담이 아니라 오히려 제일 남는 하루였어서, 솔직하게 다 적어보려고 합니다.
왜 시작했나 — "무료 민팅은 하방이 없다"
발단은 이 논리였습니다.
어떤 NFT는 무료(또는 거의 무료)로 민팅됩니다. 가스비만 내면 받을 수 있어요. 그런데 이게 나중에 오르면? 순수하게 위로만 열려 있는 거죠. 하방이 없는 게임.
실제 사례가 있었습니다. OnChainHoodies라는 NFT는 민팅가가 0.0001 이더(거의 공짜)였는데, 지갑당 2개까지 받을 수 있었고, 지금 바닥가가 0.0545 이더입니다. 545배죠.
그러면 논리는 간단합니다.
무료로 민팅할 수 있는 NFT를 반드시 민팅한다. 대부분은 휴지가 되겠지만, 무료라 잃을 게 없다. 그중 하나만 OnChainHoodies처럼 터지면 이득이다.
문제는 딱 하나. **"반드시 민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였습니다. 인기 있는 민팅은 사람이 몰려서 사이트가 터지거나 순식간에 매진되거든요. 그래서 사이트를 거치지 않고 컨트랙트를 직접 호출하는 봇이 필요했습니다.
봇 파이프라인 — 뭘 만들었나
로빈후드 체인(로빈후드가 만든 L2 블록체인)을 무대로 잡고, 하루에 걸쳐 도구를 하나씩 붙였습니다. 코드는 전부 Claude Code랑 같이 짰어요.
전체 흐름은 이렇게 됩니다.
신규 드롭 감지 → 품질/경제성 필터 → 봇으로 민팅 → 자동 리스팅 → 판매
세부적으로는:
- 레이더: 체인에 새 공개 드롭이 등록되는 순간을 온체인 이벤트로 감지 → 텔레그램 알림. 맥미니에 24시간 상주시켰습니다.
- 스크리너: 컨트랙트 주소를 넣으면 "이거 봇으로 민팅 되는 거냐, 서명 게이팅이라 안 되는 거냐, 아니면 사칭 스캠이냐"를 판별.
- 민팅 봇: 여러 지갑에서 동시에 컨트랙트를 직접 호출. 지갑당 민팅 한도가 있으니 지갑 5개로 5배 확보.
- 품질 필터: 이 드롭이 "터질 놈"인지 "파밍 쓰레기"인지 점수화.
- 자동 리스팅: 민팅한 NFT를 OpenSea에 자동으로 매도 주문 걸기.
민팅 지갑도 5개를 새로 만들어서 각각 소액(가스비용)만 충전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순조로웠습니다. 실제로 무료 NFT를 하나 민팅해서 제 지갑으로 옮기는 것까지 성공했거든요. "된다!" 싶었죠.
첫 번째 깨달음 — 좋은 건 봇으로 못 먹는다
그런데 실제로 드롭들을 스크리닝해보니 냉정한 현실이 보였습니다.
「인기 있음」 ∩ 「무료」 ∩ 「봇으로 민팅 가능」 의 교집합이 거의 없어요.
- 진짜 하입 있는 프로젝트는 화이트리스트나 NFT 소각으로 진입을 막습니다. 봇이 못 뚫어요. 왜? 막을 가치가 있으니까 막는 거죠.
- 봇으로 아무나 민팅 가능한 무료 드롭은 대부분 무성의한 파밍/카피 프로젝트입니다. 이름만 "Robinhood ○○"인 것들, 메타데이터가 텅 빈 것들.
스크리너를 돌리면 이름이 같은 사칭 컨트랙트가 40개씩 나왔습니다. 예를 들어 "TheHoodNFT"를 검색하면 ERC-20 밈코인 사칭 하나, NFT 사칭 3개가 나오고, 진짜는 하나였어요. 여기서 스크리너가 진짜 값을 했습니다. 웹 검색이 알려준 주소는 알고 보니 스캠 밈코인이었거든요. 그거 믿고 지갑 연결했으면 큰일 날 뻔했습니다.
두 번째 깨달음 — 진짜 신호는 "바닥가 vs 민팅가"
여기서 핵심 도구를 하나 더 만들었습니다. 바닥가(floor)와 민팅가를 비교하는 필터요.
원리는 단순합니다.
이 NFT가 2차 시장에서 지금 바닥가 > 민팅가면 → 사자마자(=민팅하자마자) 팔아서 이득. 바닥가 < 민팅가면 → 민팅하는 순간 손해. 아무리 하입이어도.
OpenSea API로 실제 데이터를 붙여보니 확 갈렸습니다.
- OnChainHoodies: 바닥가 0.0545 이더, 민팅가 0.0001 이더 → 🟢 545배, 하루 1,300건 거래. 진짜 물건.
- TheHoodNFT: 바닥가 0.00025 이더, 민팅가 0.0005 이더 → 🔴 하루 2,390건이나 거래되는데도, 민팅하면 손해.
TheHoodNFT가 딱 함정이었어요. "거래량 활발 = 좋은 거 아냐?" 싶지만, 바닥가가 민팅가보다 낮으면 그냥 물리는 겁니다. 거래량에 속으면 안 되는 거죠.
이 필터를 만들고 나니 파이프라인이 완성됐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제 실전만 남았죠.
실전 — 진짜로 민팅하고, 진짜로 팔아봤다
Arcane Wanderers라는 무료 드롭을 골랐습니다. 물량도 남아있고(솔드아웃 아님), 무료였어요. (참고로 그 전에 다른 걸 골랐다가 이미 완판된 드롭이라 민팅이 리버트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봇이 전송만 하고 성공했다고 착각하는 버그"도 잡았고요.)
실제로 돌린 결과:
📤 전송 tx=239e7df5... (gas 0.082gwei) — 컨펌 확인중…
✅ 민팅 성공!
무료 NFT 하나가 제 지갑에 들어왔습니다. 가스비는 먼지 수준(약 0.000005 이더).
그다음 OpenSea에 자동 리스팅. 여기서 또 한 번 막혔는데, OpenSea가 "conduit 키가 틀렸다"고 정확히 짚어줘서 고쳤습니다. 그리고:
✅ 리스팅 성공! order_hash=0x865dfa42...
OpenSea에 실제로 매물이 올라갔습니다. 민팅 → 소유 → 승인 → 리스팅. 전 과정이 진짜로 돌았어요.
여기까지 오니까 뿌듯하면서도... 뭔가 허전했습니다. 아직 한 개도 안 팔렸거든요. "된다"는 걸 기계적으로 확인했을 뿐, 실제로 돈이 들어온 걸 못 봤으니까요.
그래서 아예 바닥가보다 싸게 다시 걸었습니다. 누가 쓸어가면 진짜 판매가 성사되도록요.
반전 — 그 거래량은 다 가짜였다
리스팅하기 전에 습관적으로 확인을 했습니다. 이 컬렉션에 매수 주문(사겠다는 사람)이 몇 개나 있나?
0개.
하루에 900건씩 거래된다는 컬렉션에 매수 주문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이게 말이 안 되죠. 진짜 시장이면 "이 가격이면 사겠다"는 대기 주문이 깔려 있어야 하니까.
답은 워시 트레이딩(wash trading)이었습니다. 자기들끼리 사고팔아서 거래량과 바닥가를 인위적으로 띄운 거죠. 공급량 1,000개짜리 컬렉션이 하루에 900번 거래된다? 거의 전체 물량이 매일 손바뀜한다는 건데, 실수요가 아니라 봇들이 자전거래한 겁니다.
확인 사살을 해봤습니다. 제 NFT를 바닥가보다 싸게 걸어놓고 25분간 지켜봤어요. 90초마다 소유권이 바뀌는지 체크하는 스크립트를 돌렸습니다.
[1/17] 아직 보유중… (2분 경과)
[7/17] 아직 보유중… (10분 경과)
[14/17] 아직 보유중… (21분 경과)
[17/17] 아직 보유중… (26분 경과)
25분간 안 팔림 → 실수요 스위퍼 없음(순수 워시 정황). 정직한 데이터 획득.
가장 싼 매물인데도 아무도 안 사갔습니다. 실수요는 0이었어요.
그래서 뭘 배웠나
번 돈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게 오늘 제일 남는 하루였다고 한 이유가 있어요.
1. 파이프라인은 완벽하게 작동했다. 민팅부터 판매 주문까지 전 과정이 실제 온체인에서 돌았습니다. 문제는 도구가 아니었어요. 문제는 이 체인에 진짜 돈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2. "어디에 돈이 있고 없는지"를 온체인 데이터로 판별하는 눈이 생겼다. 거래량 숫자에 속지 않고, 매수 주문이 실재하는지, 바닥가가 진짜인지를 직접 확인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이건 어느 체인, 어느 시장에 가든 쓸 수 있는 능력이에요.
3. 스캠 판별이 실전에서 값을 했다. 사칭 컨트랙트 40개 사이에서 진짜를 골라내고, 웹 검색이 알려준 가짜 주소를 걸러낸 건 실제로 지갑을 지킨 겁니다.
4. 봇 만드는 게 즐거웠다. 사실 저는 수익보다 이걸 만드는 과정 자체가 좋습니다. 하루에 도구 11개를 붙이면서, 실전에서 버그 3개를 잡으면서, "여기 파면 안 되는구나"를 데이터로 증명하면서 — 이게 바이브코딩으로 성장하는 방식이더라고요.
허전함의 정답은 이거였습니다. "체인이 문제지, 내 실력이 문제가 아니다." 그리고 그 판별을 남의 말이 아니라 내 손으로 짠 도구와 온체인 데이터로 해냈다는 것.
다음엔 이 도구들을 유동성이 진짜로 있는 체인에 겨눠볼 생각입니다. 도구는 이미 다 만들어놨으니까요.
이 글은 실제 온체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성했습니다. 특정 프로젝트를 비방하거나 투자를 권유하려는 의도는 없으며, 무료 민팅이라도 가스비와 시간이라는 비용이 든다는 점, NFT는 대부분 가치가 0이 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힙니다. 재미로 배우는 기록일 뿐입니다.